처서 지나자 '가을여왕' 김수지의 시간이 시작됐다

입력 2023-08-27 16:48   수정 2023-08-27 16:51



김수지(27)는 가을이 되면 펄펄 날아다닌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5년차이던 2021년 생애 첫 승을 거둔 것이 9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이었고 한달만인 10월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KLPGA투어 강자로 우뚝 섰다. 지난해에도 상반기에 숨고르기를 하다가 9월 OK금융그룹 박세리 인비테이셔널과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연달아 우승했다. 통산 4승을 모두 가을에 거두면서 그에게는 '가을 여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김수지가 짜릿한 우승과 함께 가을의 시작을 알렸다. 27일 KLPGA투어 세번째 메이저 대회인 한화클래식(총상금 17억원)에서 우승하며 우승상금 3억 600만원을 품에 안았다. 이날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GC(파72·677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김수지는 버디 7개, 보기 1개로 6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쳤다. 2위 아타야 티띠꾼(태국)과 이예원을 3타차로 제치며 우승상금 3억 600만원을 품에 안았다. 이는 올 시즌 KLPGA투어 우승상금으로는 최고액이다.

올 시즌 상반기 김수지는 15개 대회에 출전해 5개 대회에서 톱10을 기록했다. 대상포인트 12위, 상금랭킹 27위(2억4886만원)는 지난해 대상 수상자에게는 다소 아쉬운 성적이었다. 그는 "올해 목표가 상반기에 우승을 올리는 것이었는데 오히려 더 조급해지면서 샷이 조화가 깨졌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수지가 달라진 것은 이번대회부터다. 더위가 물러가고 모기의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23일) 직후 시작된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 역시 "주변에서 가을이 시작됐다며 응원해주셨고 저 역시 기대감이 컸다"고 말했다. 상반기 흔들렸던 샷감도 조화를 되찾은 상태에서 김수지는 특유의 장타에 날카로운 퍼팅을 앞세워 리더보드 최상단으로 치고 올라갔다. 2라운드까지 선두와 4타 차 공동 5위로 몸을 푼 김수지는 3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5개만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며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우승까지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김수지가 4번홀(파4)에서 칩샷 미스로 1타를 잃은 사이 이예원(20)이 초반 버디를 몰아치며 공동선두로 따라잡았다. 여기에 초청선수로 출전한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 티띠꾼이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면서 한때 4명이 공동선두에 포진하는 대접전이 펼쳐졌다.

김수지가 승부수를 띄운 것은 10번홀(파4)였다. 앞서 9번홀(파4)에서 퍼트 미스로 버디 찬스를 아깝게 놓치고 나선 홀이었다. 330야드 길이의 파4홀, 대다수의 선수들이 안전한 플레이를 위해 우드나 유틸리티를 잡지만 김수지는 드라이버를 잡았다. 승부수는 통했다. 약 298.6야드를 날아간 티샷은 그린에 안착했고 버디로 이어졌다. 이후 김수지는 13번홀(파3)까지 4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단숨에 2타차 선두로 치고 나갔다. 16.17번홀에서는 티샷이 러프에 빠지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날카로운 아이언샷으로 그린을 지켰고 중거리 퍼트를 성공시키며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그는 18번홀(파5)에서 6m 버디 퍼트까지 잡아내며 압도적인 우승을 완성시켰다.

김수지는 "역시 저는 처서가 지나야 뭔가 되는 것 같다"며 "저의 시간이 시작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 하이트진로챔피언십, 하나금융그룹챔피언십 등 타이틀 방어를 할 대회들이 많은데 모두 욕심난다. 상금왕에도 본격적으로 도전하겠다"며 KLPGA투어 판세에 변화를 예고했다.

초청선수로 이번 대회에 나선 티띠꾼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 잡아내 코스레코드를 작성하며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예원은 5타를 줄이고 공동 2위에 오르며 상금랭킹 1위를 지켜냈고 대상포인트에서도 1위로 뛰어올랐다.

춘천=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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